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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줄이는 전기...어디서 얻을까? 外 뉴스펭귄 기사모음
2024-05-10

리월드포럼 2024 산학연 전문가 토론
재생? 무탄소?...어지러운 탄소중립 방향키

리월드포럼 2024에서도 RE100과 CF100을 두고 산학연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사진 SDX 재단)/뉴스펭귄
리월드포럼 2024에서도 RE100과 CF100을 두고 산학연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사진 SDX 재단)/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에너지 사용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숙제가 명확한 가운데, 그 방법론을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가 들린다. 한편에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또 다른 쪽에서는 수소연료나 원자력 등 '무탄소 전력원'을 폭넓게 인정해야 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CF100'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린다. 이 단어는 Carbon Free 100%의 준말로 기업의 사용 전력 100%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하자는 캠페인이다.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자는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이니셔티브다.

 

RE100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을 인정하지만 CF100은 재생에너지에 더해 원자력, 수소연료전지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이른바 무탄소 전원까지 인정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우리 정부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수급이 어렵다는 점을 들며 CF100을 핵심 에너지 전략으로 삼고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이 부족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최근 열린 에너지 전문 포럼 리월드포럼 2024에서도 RE100과 CF100을 두고 산학연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상은 과장은 우선 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력기본수급계획에서도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상은 과장은 "RE100이 중요한 이니셔티브인 것은 사실이지만, 재생에너지만 가지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도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장은 작년 12월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도 원전, 수소, CCUS(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을 발전시켜 탄소중립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COP28에서는 한국, 미국, UAE를 포함한 22개국이 원자력 발전량을 2050년까지 3배 확대한다는 서약에 서명했다. 참고로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3배 늘리자는 서약에는 130개국이 참여했다.

 

이 과장은 "CFE 이니셔티브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기술중립적인 무탄소 에너지를 폭넓게 쓸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라면서 "RE100이 나중에 기업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미래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과장은 RE100이 일부 선진국들의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 중국, EU 등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낮은 원가로 대량 생산되고 있는데, 값싼 에너지를 가지고 산업을 이끌어나가면서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나라들에게 무역 장벽을 세우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 과장은 "불이 났는데 한 종류의 물만 쓸 순 없다. 이 물 저 물 가릴 것 없이 전부 다 써야 한다"면서, CFE 이니셔티브를 글로벌하게 확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월드포럼 2024에서 진행된 에너지 전환 혁신을 위한 패널토론회. (사진 SDX 재단)/뉴스펭귄
리월드포럼 2024에서 진행된 에너지 전환 혁신을 위한 패널토론회. (사진 SDX 재단)/뉴스펭귄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 연구소 소장은 "RE100은 당장 대응이 요구되고 있고, CF100은 이제 막 개념을 던져놓은 상황"이라면서, "단기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CFE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소장은 "국제 사회에 CF이니셔티브를 인정받는 일도 중요하고 외국 정부의 환경통상정책의 경우 당분간은 무탄소 이니셔티브 정책으로도 대응이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 기업들은 이미 해외 기업들의 RE100 요구를 받고 있고 당장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기업들도 상생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이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우리 기업 환경에 어렵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나가면서 소통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승택 LS 일렉트릭 전력 GRID 영업팀 팀장은 "RE100과 CFE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면서 "어떤 주체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선택하는지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원전을 해외에서도 친환경 전력으로 인정해 줄 것이냐가 중요한데, 일부 국가에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CF100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좋은 수단일 것이라고 보지만, 해외 기업의 요구는 RE100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CF100이 아닌 RE100"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백 팀장은 "RE100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REC나 그린 프리미엄 등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RE100을 달성하겠다는 것보다는 실제 소비 에너지를 어떻게 저감할 수 있는지를 출발점으로 삼아 RE100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도 "RE100과 CF100 둘 다 중요하다"며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는 건 정치적이고 협소한 접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상준 교수는 "큰 산에 오를 때는 최단 거리를 일자로 긋고 돌뿌리가 있든 없든 직진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체력이 빠져서 오히려 더 늦게 올라가게 된다"며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술중립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며 CF 이니셔티브의 의미를 설파했다.

 

고려아연 김기준 부사장도 "탄소중립이라는 큰 목표를 생각하면 과정은 여러 길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면 다 사용하는 게 맞다"고 첨언했다.

한편 김 부사장은 호주 현지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구축,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수소로 환원해 한국으로 들여와 사용한다는 고려아연의 RE100 달성 전략을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재생에너지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김성우 소장은 "청정 수소에 기업들의 조 단위의 투자들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수소가 이미 주요한 탄소 감축 수단 중 하나로 등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 뉴스펭귄: 인터넷신문 언론대상 2관왕 (메체/보도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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