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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칼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2023-02-10
얼마 전 폐막한 세계경제포럼은 보스톤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Winning in Green Market’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은 대규모 기후산업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기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후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어야 하는 상황임을 예측한 것이다. 이미 일부 기후기술은 지난 10년 동안 기존 기술과 비슷한 경제성에 도달했지만 아직 중후산업 분야의 기후기술은 여전히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투자와 정책 지원이 이어질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후기술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대규모 시장을 만나게 될 텐데 그것은 마치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나 백신의 폭발적인 수요 같은 것이 될 것이다. 특히 이런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지속가능하지 않거나 과다한 탄소배출을 하는 기업에 대해 매우 배타적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그린제품에 최대 7%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기관이나 은행들도 ESG평가가 낮은 기업에 대해 투자나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일반투자자의 경우도 과거에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낮은 경제성을 무릅쓰고 장기적인 투자로 성공했던 초기투자자들을 따라 기후기술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초기에 기후기술로 승부한 기업들은 이미 이런 고객층을 주 대상으로 초기 시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1.5도 도달시점이 점점 앞당겨지는 가운데 기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새로운 소비자층과 시너지를 만들게 되면서 기후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웃지 못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기후산업은 주로 에너지나 소비재산업이 장기적인 소비자 트렌트를 충족시키며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플라스틱, 화학 물질, 알루미늄, 콘크리트 및 강철과 같은 원재료 공급원들도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업스트림 분야에서의 기후기술 적용은 기후산업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현재도 친환경재료를 공급하는 업스트림 산업 보다 소비재 등의 다운스트림 산업이 20% 이상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격차가 더 벌어지면 오히려 공급원 확보가 기업 성패에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의 경우도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기후위기는 지금까지의 상식을 모두 깨야 하는 대전환을 촉발하고 있다. 이는 비단 직접적인 기후기술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그리고 학교 등 사회전반의 서비스 산업, 심지어는 정부 정책이나 종교까지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기후산업은 이 중심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첫째, 이타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을 망각한 탐욕의 결과이므로 지금까지의 상식을 파괴하고 자신들의 이익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 둘째, 사업의 목표를 탄소중립에 부합되게 모든 벨류 체인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재설정해야 한다. 이 때 기후산업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초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업도 매우 중요하다. 넷째, 규제 철폐 등 환경 조성을 위해 협회 등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데 조직의 비전과 문화를 재설정해야 한다. ESG는 이런 변화의 지표로 주목받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조직의 방향성이 이익에서 사회적 가치로 재설정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에 따른 조직문화가 재창조되어야 진정한 ESG의 구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전환(DX)을 통한 효율화 및 최적화는 필수적이다. 기후위기라는 비상상황에 맞게 비전과 역량을 면밀히 살펴 가장 효율적으로 조직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리딩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서둘러 초기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우리와 인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출처 : 중부일보 - http://www.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