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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 창간 33년] 전하진 SDX 이사장 "AI 지배받지 않으려면 국가 시스템 대전환 필요"
2024-07-18

착한 AI 사용위해 인간정신도 성장·진화해야

총론 수준의 보편적 사상·데이터 마련 필수

 

최근 전 세계를 뜨겁게 만드는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AI 기술이 발표되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의 실생활에 AI가 파고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AI가 인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인류 종말’의 스위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섞여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여러 전망 속에서 중부일보는 디지털전환(DX)기반의 지속가능한 발전(SD)을 목표로 하는 SDX재단의 전하진 이사장을 만나 AI로 인한 미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시작해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한 IT 전문가인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AI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대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착한 AI와 악한 AI, 사람에 달렸다"=전 이사장은 "인터넷의 등장에 이어 2000년대에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디지털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며 "그로 인해 쌓인 무수한 데이터들이 AI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간단한 설명에 더해 전 이사장은 인류의 발전과 AI의 발전을 성장과 진화에 빗대 설명했다.



인류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면 육체적인 성장은 포화에 이르렀고, 그에 따른 정신적 성장이 디지털화로 가속화되고, 종래에는 정신적 성장을 돕는 AI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생성형 AI를 사용해 보면 이미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부탁하는 내용에 따라 요약도, 정리도 순식간에 해낸다"면서 "다만 데이터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사람이 어떻게 학습시키고 다루느냐에 따라 좋은 활동과 나쁜 활동 모두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가르치는 것은 사람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자본에 따른 것"이라며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식과 생산품 들에 대해 학습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AI는 엔지니어의 손을 떠난 존재"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로써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AI로 인해 일어날 변화의 물결이다.

전 이사장은 "사회 전반이 가진 가치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AI의 윤리의식도 달라질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지적능력이 뛰어난 훌륭한 파트너가 생기는 것일 수 있지만 AI가 학습할 윤리의식을 통제할 수 없을 경우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AI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최근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발전이 두드러지면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들을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현재 AI의 수준으로 봤을 때는 어렵지만, 향후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아직까지는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이고, 그마저도 인간의 검토와 검증을 거쳐야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정보들을 학습해 그를 바탕으로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은 그 누구보다 빠를 수 있지만, 결국 사람의 검증과 확인 과정이 없이는 실생활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

전 이사장은 "현재의 생성형 AI는 ‘질문을 어떻게 하는가’가 핵심일 정도로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챗GPT 등 생성형 AI의 발전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AI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윤리 문제’가 가장 큰 핵심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효율을 추구하는 AI가 인류의 도덕적 가치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현재의 기후위기 해결 방안을 AI에게 물으면 ‘인류를 다 죽여야 한다’고 답할 수도 있다"며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온 지구가 협력할 필요가 있듯이 AI를 위해서도 전 인류적인 보편적 사상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온 지구의 인류를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고, 서로가 합의된 전지구적 윤리관과 지구애를 갖는 공동체를 가져야만 인류가 생존할 수 있고, AI도 그를 위한 적절한 파트너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주장이다.

전 이사장은 "기후문제는 물론이고, AI 윤리 문제도 결국은 각론적 수준으로 접근하면 해결할 수 없다"면서 "보다 넓은 관점에서 총론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때문에 탄소배출 는다고 발전 멈출수 없어

기후위기 '게임체인저' 역할 담당해주길 기대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AI, 기후위기의 게임체인저될까=전 세계에 닥친 기후위기 상황에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AI가 기후위기를 해결할 일명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AI 구동을 위한 에너지 소모 증가로 인해 기후위기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이미 시작된 AI의 발전을 멈추기는 어렵다"면서 "AI 때문에 탄소배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이를 멈출 수 없지만 AI의 발달로 인해 사람의 소비가 물질적 분야에서 정신적 분야로 바뀌면서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의 발전은 유기체의 자연스러운 성장과 진화과정이고, 그로 인해 다른 곳에서 최적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AI가 기후위기의 게임체인저로서 기능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게임체인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이사장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삶에 대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AI 또는 AI로 인해 탄생한 무언가가 인류의 삶을 일거에 바꿔낼 것"이라며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일거에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무언가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AI시대 걸맞은 의식수준 현 교육으론 불가능

교육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대전환 일어나야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전하진 SDX 이사장. 임채운기자

 

◇AI의 인류지배. 그 가능성은=급속히 발전한 AI가 인류를 지배하는 미래를 그린 영화는 수두룩하다. 그 영화들이 실제화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최근 더욱 커지고 있다.

그 가능성에 대해 전 이사장은 "운전을 하면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무조건 따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것을 참고만 할 뿐 자신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사람이 AI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은 의식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필두로 한 시스템의 대변화를 요구했다.



전 이사장은 "AI시대에 걸맞는 의식수준을 현재의 교육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기능인’을 키우는데만 집중돼 있고, 아이들 하나하나가 각자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는데는 전혀 무관심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 못하는 인간은 AI시대에 인간으로 역할하기 어렵다"며 "교육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대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인간이 인간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혁신은 기득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후위기를 비롯한 여러 위기 상황을 통해 나타나는 새로운 판, 그로 인해 새로운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이 머지 않아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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